[46세 직장여성] 어버이날 맞아 청주 친정집 다녀온 날
표제 : [46세 직장여성] 어버이날 맞아 청주 친정집 다녀온 날
생산자 : yimjhkr
날짜 : 2013-06-04
파일형식 : .png
Text
: 2013년 5월 11일 막내오빠네 식구와 함께 청주에 혼자 살고 계시는 친정 엄마를 찾았다. 5월 12일은 일요일.
이번 청주 방문은 지난 주 5월 8일 어버이날을 구실삼은 것이다.
(...)
나는 5남매의 막내. 위로 오빠만 넷이다. 늘 ‘아가’라는 호칭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엄마는 아직도 나를 ‘아가’라 부르신다. 엄마의 아가는 친정집에만 가면 거의 혼절하듯 잠을 잔다. 결혼 한 이후에 내 아이들이 아직 어리던 시절, 가끔 친정집에 가면 왜 그리 잠이 쏟아지던지.... (....)그렇게 늘 친정에만 가면 ‘아가’가 되어 쌔근쌔근 잠을 자는 나는 엄마의 영원한 막내 딸인가보다.
(....)
친정집에 오면 하루 종일 먹기만 하는 것 같다. 아침먹고 식혜마시고 수박먹고 조금 지나니 점심식사시간이다. 점심을 먹으며 모두들 한 마디씩 했다. 아이구, 맛있어라.... 아이구, 배불러라.... 우리는 늘 모이면 이 말들 되풀이하게 된다.
(....)
너무 늦지 않게 귀경해야 월요일을 덜 피로하게 맞이할 것이므로 막내오빠네와 나는 오후 3시경 짐을 꾸려 청주를 출발했다. 물론, 늘 그렇듯이 청주를 떠날 때면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이것 저것 막 싸주시려는 엄마와 아 이건 필요없어요, 이거 나두 아직 많이 남았어요, 줘도 이건 애들이 안먹어요....하며 덜어내는 나. (....)
오후 3시는 아직도 챙챙한 한 낮인데 엄마와 작별을 했다. (...)엄마는 자식이 다녀갈 때마다 “뭐랄까, 속이 울컥하면서 아리아리한 게....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복받치는데, 울고싶은 마음이기도 하고 그리움이기도 하고....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그런 마음이 든다”고 하셨다. (....) 아무도 없는데 엄마를 떠나는 것은 참으로 맘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자식 입장에서도 홀로 계신 팔순 엄마를 떠날 때 짠한 맘이 들 수 밖에 없다.(....)
엄마는 내가 서울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전화를 기다리신다. 밤늦게 도착하게 될 때는 전화기다리지 마시고 주무시라도 당부드리지만 엄마는 주무시지 못한다. (....) 나는 서둘러 엄마께 전화를 드렸다. 잘 도착했다고, 엄마는 아직 큰오빠 내외가 곁에 계시기 때문인지 씩씩하게 전화를 받으셨다. 피로할텐데 잘 쉬라고 걱정하신다. 내일 출근하면 피곤하겠다고 한 걱정이시다. 엄마한테 다녀가면 좋아라 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피로해서 일할 때 힘들까봐 걱정하는 엄마. 그게 엄마의 마음이겠지.
내가 엄마를 생각하면서 딸을 바라본다. 딸은 엄마인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딸의 얼굴도 쓰다듬어 보고 손도 매만져본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심정으로.
Original Format : 전자문서 (한글파일)
컬렉션 : 시민 생활아카이브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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