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 : 죽은 외사촌 오빠의 생일

기술 : 5월 12일. 나에게 매년 5월 12일은 그저 의미 없는 날들 하나 일뿐 이었지만, 이제와 내게 5월 12일은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누군가의 생일이었던 하루. 그 누군가에게는 매년 행복했을 하루. 너무나 행복했던 그날은, 앞으로 영원히 축하해 줄 수 없는 바로 날이 되어버렸다.

나에게는 5살 터울의 외사촌오빠가 있었다. 오빠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나의 생일이었던 2012년 11월 8일에. 그리고 2013년 5월 12일 오빠의 생일. 우리는 마지막 오빠의 생일을 축하했다.

앞으로 매년 5월 12일 돌아올 때마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흐르게 돼서 내가 이날이 오빠 생일이었음을 잊어버리게 되면 어떡하지. 제대로 축하해 준적도 없지만, 분명 오빠의 생일이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버리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포항제철소. 걸어다는 걸 좋아하지 않던 나에게 오빠는 매번 저기 까지 걸어가 볼까며 농담을 하곤 했었는데...
나와 언니는 별말 없이 북부해수욕장만 빤히 보다 근처에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예년보다 더운 5월의 날씨에도 나는 오빠가 좋아했던 녹차라떼와 티라미수 타르트를 하나 주문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서 카페에 오면 매번 녹차라떼나 고구마라떼만 마시던 오빠. 오빠 좋아하는 녹차라떼를 놓고 우리는 한참을 마시지 않고 바라만 보았다.

생산자 : 이주경 (25세 대학생)

정보원/출처 : 온라인 기증

날짜 : 2014. 5. 12

식별기호 : i201409-MK12